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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덧의 순기능

작성일 : 2004-10-23

* 이 원고는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에 봄빛병원 산부인과 최석태 원장님이 기고하신 글입니다.

 

입덧의 순기능

 

 

임상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면 진료실에 걸어 들어오는 산모의 모습을 보면 대개 
반 이상은 어떤 이유로 진료실을 찾은 것인가 짐작이 간다

창백한 얼굴, 혼절직전인 듯한 표정, 수심 가득한 보호자들의 분위기, 진료실 
냄새 역겨운 듯한 포즈, 바로 심한 입덧으로 진료실을 방문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입덧의 원인은 정확히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태반에서 나오는 
융모막호르몬(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의 증가에 기인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진료실로 찾아오는 산모들의 입덧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물도 못 먹는 경우
물이나 소량의 음식은 섭취가 가능한 경우, 식사는 대체로 가능한데 구토 증세와 
속쓰림이 불편함 등 3가지 정도로 나누고 그 정도에 따라 입원 수액치료, 통원 
수액치료, 입덧약 복용, 관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물도 못 마실 정도로 심한 입덧 산모의 경우 가장 많은 질문은 전혀 못 먹는데 
태아의 성장에 문제가 없느냐는 것과 언제까지 입덧이 계속되느냐는 것이다

전자에 대한 답은 입덧시기(임신 16주 이전)에 태아는 매우 작아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요구량이 매우 적어서 산모의 몸에 축적된 수백 그램의 
영양분이면 성장이 가능하고, 임신 중에는 모든 에너지가 태아에게 먼저 가고 
모체에는 그 여분이 넘어감으로 모체의 체중이 많이 줄더라도 태아 성장에는 
큰 영향이 없다.  이러한 기전은 모든 기생 동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숙주의 영양 상태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먼저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후자에 대한 답은 임신 12주 경이면 증상이 경감되고 16주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진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분만 시까지 입덧을 하는 산모도 있다.


그렇다면 왜 생명의 신비함과 조화로움을 만든 창조주가 입덧을 만들었을까 ? 

의과대학 재학 시절 해부학 시간에 인간의 머리뼈에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구멍이 수 백 가지나 있어서 그 이름을 외우느라고 무지무지 고생을 했지만
각각의 기능과 영역이 있어서 창조주(자연의 법칙)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두개골 안에 빈 공간은 왜 그리 많은지 궁금했는데 두 개골의 무게를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라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모든 것이 
이유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왜 입덧을 만들었을까? 이브가 얄미워서 창조주가 만들었을까? 
창조주(자연법칙)의 깊은 뜻은 직접 물어볼 수 없으므로 과학적인 분석과 
객관적인 관찰을 통하여 현 시점에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입덧의 
순기능이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태동이 나타나기 전에 임신을 
알려주어 몸가짐과 식생활에 조심하라는 신호로서의 역할과 다른 하나는 
임신 초기부터 많이 먹는 것을 방지하여 비만이 되는 것을 막아 임신중독증,
비만으로 인한 난산, 임신성 당뇨 등의 합병증을 예방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전자는 의학이 발달하기 전 시대에 매우 유용했으리라 생각되고 
후자는 웰빙 라이프가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비만이 질병으로 인식되는 
현대에 매우 유용한 순기능이라 생각된다
입덧을 하는 산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힘들기는 하지만 임신초기 입덧으로 4내지 5킬로그램을 줄이면 
분만 후 비만 관리에 드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몸매 유지가 가능한 순기능도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가지시라는 것이다. 
입덧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자체가 입덧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입덧에 대한 순기능을 이해하시고 
느긋한 마음으로 입덧을 대하는 것이 입덧 극복의 한 가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