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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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아침보단 저녁이 효과 높고 심장에 안전

작성일 : 2013-10-15

50대 초반의 직장인 엄모씨(서울 은평구)는 지난여름 장마와 무더위로 인해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최근 추석 연휴에 기름진 음식까지 많이 먹다보니 체중이 3~4㎏이나 불었다.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뱃살도 늘어나 벨트가 빠듯하고 
외견상으로도 얼굴살이 붙어 보이고 몸이 개운치가 않다. 엄씨는 최근 수도권 지자체 
주최 마라톤대회 안내를 보고 참가할 생각을 하고 있다. 뱃살을 빼는 데 달리는 것이 
최고라는 말을 동료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10월이면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도 줄이어 열린다. 하지만 중년 이후나 신체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 
특히 순환기계통 만성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면 신체에 무리를 줄 뿐만 
아니라 자칫 치명적인 상태에까지 처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무엇보다 가쁜 호흡과 함께 심장 박동이 빠르고 강해지기 때문에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엄씨처럼 운동을 제대로 안 하다 갑자기
마라톤 같은 심한 달리기를 하면 더욱 위험성이 높아진다.

달리기를 할 때는 몸이 워밍업되기 전에 차가운 공기가 신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피부의 온도가 갑자기 낮아진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를 계속 들이마시면 
혈관이 크게 수축돼 혈압이 급상승하게 된다. 혈액을 뿜어내는 심장에도 더 큰 부하가 
걸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유발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이나 동맥경화증 환자의 경우 달리기를 무조건 멀리할 이유는 없다. 
숨을 원활하게 쉬면서 주변과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운동강도를 유지하는 꾸준한 
달리기는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다.

달리기 도중에 가슴이 답답할 때, 호흡이 곤란해질 때,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통증이 
목·어깨 혹은 등쪽으로 뻗칠 때, 심장 박동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불규칙하게 느껴질 때, 
어지럽거나 속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때는 즉시 운동을 멈추거나 강도를 낮추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베테랑 마라토너가 구간별로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듯, 심혈관 질환의 관리를 
위해서도 나이와 건강상태에 따라 오랫동안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심혈관 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금연, 식생활 개선,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 3박자다. 이것 외에 
의사의 진단에 따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한 알씩 복용하는 것도 권장되고 있다. 
관상동맥의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의 매일 복용은 아주 
유용한 ‘심혈관 테크’의 하나”라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당뇨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에게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및 건강 상태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을 한 후 복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리기를 할 때는 눈에 잘 보이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야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 아침보다는 저녁에 달리는 것이 효과도 높고 심장에 더 안전하다. 아침에 
운동하면 아드레날린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혈압이 높아진다. 더욱이 
아침은 혈압이 낮이나 저녁보다 높아지므로 심혈관 질환자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도 있다.

저녁 운동은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 부신피질 호르몬과 갑상샘 자극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돼 운동효율이 높고,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낮은 시간대여서 심혈관 질환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저녁 운동 후에는 수면 중 뇌에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숙면과 면역력 증강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자기 전 
2시간 이내에 달리기를 하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연령별 운동의 강도는 목표 심박수(1분당 심장이 뛰는 횟수)로 조절한다. 
건강한 사람은 최대 심박수의 75~85%, 운동을 처음 시작했거나 고혈압 등 질환이 
있으면 50~60%가 적당하다.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본인의 나이를 뺀 것이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과격한 운동은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뇌혈관 질환, 근육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대 심박수의 50~70% 수준에 맞춰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경향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