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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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음식이 바로 '웰빙'

작성일 : 2005-02-21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농부월령가의 한 대목으로 음력 정월의 세시 풍속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23일)엔 먹거리가 풍성하다.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대보름 음식은 웰빙 식단 그 자체"라며 
"노화나 성인병을 막아주는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하다"고 말한다. 대보름 음식들과 그 의미를 알아보자. 

◆ 피부.치아 건강을 돕는 부럼 아침에 일어나 제 나이 수대로 부럼을 깨물어 
먹는 것이 대보름 풍습이다. 부럼은 호두.잣.밤.은행.땅콩 등 겉이 딱딱한 
견과류를 뜻한다. 우리 선조들은 처음 깨문 것을 밖으로 던지면서 
'부럼이요'라고 외치면 그해엔 부스럼.뾰루지 등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 '딱'하고 깨무는 소리에 놀라 잡귀가 달아날 뿐 아니라 치아가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굳히기'는 부럼의 동의어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은 "견과류에 든 나이아신(비타민의 일종), 필수 지방이 
부스럼.종기를 예방한다"며 "비타민C와 E는 피부 노화를 막아 기능성 
화장품에도 흔히 첨가된다"고 말했다. 대표격인 호두는 어린이의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두뇌 발달을 돕는 오메가 지방인 DHA의 전구체
(몸안에서 DHA로 변함)가 많이 들어 있어서다. 또 스태미나 식품인 
땅콩(낙화생)은 하루 10개만 먹으면 비타민E의 하루 소요량이 채워진다. 
부럼 속의 지방은 대부분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지만 
다이어트 중이거나 지성 피부인 사람에겐 좋지 않다. 부럼의 열량은 
100g당 평균 550㎉(생밤은 162㎉)에 달한다. 

◆ 오곡밥과 나물로 영양 보충 오곡밥은 찹쌀.차수수.팥.차조.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만든다. 그러나 반드시 다섯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으며 
대추.밤 등을 넣고 지어도 되는 잡곡밥이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쌀밥과는 달리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중 식이섬유는 비만.충치.변비.대장암.고콜레스테롤혈증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단점이므로 평소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대보름은 묵은 나물을 처리하는 날이기도 하다. 
가을에 따 말려둔 나물을 삶은 뒤 기름에 살짝 볶아 먹는다. 고비.도라지.
석이버섯.표고버섯.무.숙주.콩나물.오가리.시래기 등 아홉 가지의 나물이 
대보름 상에 흔히 오르는데 이를 상원채(上元菜).진채(陳菜)라고 한다. 
상원채를 먹어야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른 나물엔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아 변비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묵은 나물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줄이고, 당분의 흡수를 느리게 한다"며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에게 권할 만한 식품"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