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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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와 비만 '잘못된 만남'

작성일 : 2011-01-10

비만과 당뇨의 상관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뚱뚱하면 당뇨병에 걸리기 쉽고, 
뚱뚱한 사람이 당뇨병에 걸리면 다른 사람보다 치료와 관리가 더 어렵다는 사실이 
여러 측면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나온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30%, 
40대 이후에선 40%가량이 비만증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2009년 당뇨병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40% 이상은 비만에서 비롯된 비만형 
당뇨병이다. 비만인 중년층은 당뇨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유형준 교수는 “비만하면 내장지방이 간세포 
사이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게 된다”며 “인슐린은 혈당을 몸 속 에너지로 
바꿔 높아진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이 제대로 작용을 하지 못하니 
혈당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내과 목지오 교수는 “비만은 당뇨병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인슐린 작용의 둔화 현상)을 발생시켜 당뇨병의 치료를 
어렵게 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심혈관질환, 동맥경화 등 합병증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라며 “체중을 5~10% 줄이면 합병증은 물론 당뇨병 발생률 자체를 
55~6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뇨병 환자들도 체중관리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당뇨병학회 조사에 
따르면 당뇨병환자 10명 중 7명은 체중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당뇨병 치료 중에도 체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당뇨병학회가
4개 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조사한 결과다.

김성래 당뇨병학회 홍보이사(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는 “당뇨병에 걸리면 
초기에는 소변으로 당분이 빠져 나가며 체중이 감소하지만, 치료가 진행되면 
당분이 빠져나가는 정도가 줄어들면서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면서 “특히 인슐린 
제제 및 인슐린 분비 촉진제제 등은 체내 인슐린 과다를 불러 비만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만이 당뇨병 관리와 치료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당뇨병학회가 세계적으로 당뇨병 치료에 통용되는 지침(ABC 진료지침)에 
체중조절(Weight Control)을 추가한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ABC란 당화혈색소(A1C), 혈압(Blood Pressure), 콜레스테롤(Cholesterol)의 영문 
약자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들은 당화혈색소는 6.5% 이하로, 혈압은 
130/80㎜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콜레스테롤의 경우 LDC(저밀도 지단백) 
100㎎ 미만, 중성지방 150㎎ 미만, 그리고 HDL(고밀도 지단백)은 남자 40㎎ 이상 
여자 50㎎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와 대사증후군 환자, 그리고 일반인까지 겨냥해 체중조절을 위한 
3가지 수칙(3W)도 정했다. 당뇨병 치료시 체중관리를 잘하면 합병증 유발을 
낮출 수 있으며 체중관리(비만개선)를 잘하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수칙 중 첫째가 체중관리(Weight)다. 체질량지수(BMI)를 18.5~22.9로 유지하는 
것이다. BMI 25 이상이면 별도의 체중조절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18.5~23 미만은 정상, 
23~25 미만은 과체중, 25~30 미만은 경도비만, 30~35 미만은 중등도비만, 35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간주된다.

둘째는 허리둘레 관리(Waist)다. 허리둘레는 남자는 36인치(91.4㎝), 여자는 
34인치(86.3㎝)를 넘지 않도록 권고됐다. 더 굵어지면 당뇨병 발병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은 과체중보다 더 위험한 요소다.

셋째는 걷기(Walking)로, 체중과 허리둘레 관리, 그리고 혈당조절 등을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이다. 학회는 매일 30분 이상 천천히 걷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추천하고 있다.

김성래 홍보이사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당뇨(Diabetes)와 비만(Obesity)을 동시에 
가진 환자를 지칭하는 ‘비만형 당뇨병(Diabesity)’이라는 합성어를 통해 당뇨병에서 
비만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환자는 물론 의사들도 정확한 
복약지도와 함께 체중 관리의 중요성과 관리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 따르면 이제 당뇨병을 치료할 때 당뇨병의 한 원인이 되는 비만도 동시에 
치료돼야 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당뇨치료제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크레틴 호르몬을 증가시키는 치료법(주사제)이다.

인크레틴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데, 혈당이 올라갔을 때만 
인슐린을 분비해 초과 인슐린 공급을 예방한다. 또 식욕을 억제하고 섭취된 음식이 
위로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소화지연과 포만감을 준다. 혈당조절을 통한 당뇨병 
치료와 체중감소 등 비만관리가 동시에 가능해진 것이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