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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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만으론 빈혈 우려

작성일 : 2005-08-18
모유가 좋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엄마젖을 먹는 영아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모유는 양질의 영양소와 함께 면역력을 높이고,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다양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모유에도 보완할 점은 있다. 

| 철분을 보강하자 
갓 돌이 지난 남아가 수두 예방접종을 위해 내원했다. 엄마는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으며, 6개월부터 집에서 만든 이유식을 시작했다"고 했다. 아기의 
얼굴은 노란색을 띠었고, 귓바퀴가 창백했다. 엄마는 아기가 칭얼대고, 
밤에 자주 깨 엄마 젖을 찾는다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철결핍성 빈혈이 심했다. 
출생시 철분은 몸 안에 어느 정도 저장돼 있다. 또 모유의 철분은 조제 분유에 
들어 있는 것보다 절대 함량은 적지만 생체이용률이 높아 섭취한 양의 50%가
흡수된다. 그렇더라도 모유만으로는 영아에게 필요한 양을 충족하기 어렵다. 
영아의 하루 철분 권장량은 0.55㎎. 모유 1ℓ에 약 0.4㎎의 철이 들어 있으니 
흡수율을 따지면 0.2㎎만을 섭취하는 셈이다(생후 4~5개월 몸무게 7㎏ 영아의 
하루 모유 섭취량이 1ℓ 정도). 특히 저체중아(미숙아. 조산아)는 철분 저장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그만큼 빈혈이 쉽게 발생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성장.
발달이 지연되고, 식욕이 떨어지며, 감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참을성이 없고 
부주의하며, 영유아의 경우 밤에 자주 깨고 보챈다. 인지능력 및 정신운동 
장애도 우려된다. 이런 현상은 소아 발달의 중요 시기인 9~24개월에 일어나기 
쉽다. 문제는 이런 장애는 빈혈이 치료된다 해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형보충식(이유식)은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필자는 보충식을 
6개월 뒤부터 시작하면 늦는다고 생각한다. 모유에 익숙한 젖먹이는 새로운 
음식을 꺼리기 때문에 보충식 훈련 없이 철분강화 음식을 먹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충식은 한 주에 한 가지 음식을 첨가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철분 보충을 위해 필자는 미국에서처럼 철분이 강화된 
조제분유 또는 철분 강화 영아 시리얼을 하루 두 차례 이상 주는 것에 동의한다. 
집에서 육류를 넣어 음식을 조리해 주는 것은 어떨까. 이 경우 육류의 권장 
시기가 생후 9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영아에겐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이런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을 때는 대안이 없다. 

| 비타민D도 보충해야 한다 
다리가 휜 17개월 된 여아를 데리고 부모가 찾아왔다. 모유는 잘 먹지만 
보충식은 싫어한다고 했다. 이 아이는 검사 결과 구루병과 함께 심한 
철결핍성 빈혈 소견을 보였다. 이처럼 그동안 사라졌던 구루병 환자가 
모유 수유가 증가하면서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D 보충 없이 장기간 모유 
수유만 할 경우 구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구루병까지는 가지 않는 
전단계라도 영유아의 건강에는 좋지 않다.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산모의 
모유 내 비타민 수준은 30IU에 불과하다. 햇빛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으면 
구루병을 예방하기에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햇볕을 많이 
쪼일 것을 권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소아과학회와 암학회에선 
자외선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 피부암 발생을 우려해서다. 6개월 미만 
영아 역시 햇빛에 나갈 때 긴 옷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권한다. 특히 
비타민D가 결핍된 산모의 아기, 엄마가 채식주의자인 경우, 높은 위도에 
거주하는 산모의 아이에선 비타민D 결핍이 우려된다. 수유모가 간유를 
섭취하더라도 영아의 비타민D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뼈가 약해지고 휘는 구루병이 발생한다. 칼슘 및 인이 감소해 
머리.가슴.손목의 모양이 달라진다. 미국소아과학회는 늦어도 생후 2개월 
내에 비타민D 보충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사람마다 피부색이 다르고, 
영아에 필요한 일조량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는 비타민D 
단독제제가 나와 있고, 종합비타민 시럽으로도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과다 투여하면 고칼슘혈증과 탈수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기 바란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