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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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산후우울증

작성일 : 2011-01-10
남편의 산후우울증, 금쪽같은 내 새끼 생겼는데… 왜 우울하지

美 설문 결과 아버지의 10가 겪어원인은 줄어든 관심·양육비 부담 등 아기와 
즐거운 시간 만들며 치료해야

이태희(여ㆍ29)씨는 첫 아기 출산 후 침울해진 남편 때문에 당황스럽다
아기를 낳기 전보다 귀가 시간이 오히려 늦어졌고, 술에 만취해 들어오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금쪽같은’ 아기를 예뻐하기는커녕 눈도 잘 맞추지 않으려 한다

“아기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잠이 안 온다”고 말하는 남편

집에서는 종종 한숨을 쉬고 술에 취하면 “죽고 싶다”고 말을 되풀이 한다.

아내의 출산 후 남편이 갑자기 술도박에 빠지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귀가 시간이 
늦어지거나, 아기 울음소리에 지나치게 짜증을 낸다면, 당신의 남편은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한 아내뿐 아니라 
남편에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이스턴 버지니아의대 
소아과학연구소 제임스 폴슨 박사가 생후 9개월의 자녀를 둔 부부 5089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아버지의 10%, 어머니의 14%가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 상황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한다경희대병원 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남성의 산후우울증은 대부분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므로, 발병률도 미국과 비슷할 것”이라며 “정신과 상담이 
활성화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남성의 산후 우울증은 거의 방치되고 있어 
문제다”고 말했다.


여성의 산후 우울증은 대부분 호르몬 체계의 변화 때문이지만 남성의 그것은 
출산 후 아기에게만 쏠리는 아내의 관심, 아기의 양육비에 관한 심적 부담

아내의 산후우울증의 영향 등 스트레스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이 때문에 남성 산후우울증은 여성에 비해 진단이 쉽지 않고, 호르몬 요법 
등으로 치료할 수도 없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성장기 때 
부모로부터 제대로 관심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소유욕이 강한 남성은 
산후 우울증에 더 잘 걸린다”며 “평소 우울증 소인을 갖고 있던 사람이 아기의 
출생을 계기로 해서 증세가 악화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산후 우울증을 겪는 남성들은 짜증이나 화를 내고 시비를 거는 
형태로 스트레스를 발산하거나 컴퓨터, 도박 등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아기를 귀찮아하거나 아기와 함께 놀아주는 것을 싫어한다. 직장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되거나, TV 보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아내와의 잠자리를 
회피하기도 한다. 호주 애들레이드의 한 의료센터에서 2001 1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에 걸린 남성 7명 중 1명꼴로 위험수준의 음주를 
한다.


남성의 산후 우울증은 남편의 ‘투정’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일이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가족 동반자살이나 아버지의 영아유기 등 엽기적인 사건들의 
원인을 남성 산후우울증에서 찾기도 한다. 때문에 증상이 심한 경우엔 반드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대안산병원정신과 정신과 한창수 교수는 “우울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엔 
남편이 아기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하는 등 아내의 적극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엔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말고 정신과 상담과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